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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님의 옥중편지, 하나

기사 등록 : 2015-06-05 10:38:00

사람희망신문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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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 묵자, 예수의 평등사상의 뿌리

<이 글은 문 목사님께서 안동교도소에서 19921021일부터 5개월에 걸쳐 기세춘 선생에게 보낸 31통의 편지 중 첫 편지다. 두 분은 이후 묵자와 예수에 대한 학문적 논쟁을 편지를 통해 이어갔다.>

 

기세춘 선생님!

좋은 연구를 하셨군요. 저로서는 오직 놀라움뿐입니다. 묵자를 매개로 세계문화사, 전인류사의 중요한 갈피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 선생님의 연구의 결과를 읽도록 해주신 일은 그냥 고마운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사건입니다. 사건이라도 엄청나게 큰 사건입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평등은 유목민 전통에 뿌리를 박고 자랐습니다. 낙타가 교통수단이 되기 전의 유목민사회는 평등일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막이라는 생활환경에 뿌리박고 자라던 평등사상이 출애굽과 함께 역사적인 자각으로 열리게 되는 거죠.

그런데 선생님의 책을 읽다가 그 평등사상이 수멜 전통에 잔뿌리가 있었다는 것을 깨치게 된 겁니다. 그것을 증명해 주는 또 하나 큰 정신이 석가입니다. 불교가 힌두교와 다른 점이 바로 평등아닙니까? 힌두교의 그 엄격한 계급을 타파하고 모든 사람에게는 불심이 있다는 것을 설파했던 거니까요. 모든 사람이 부처일 수 있으니까요. 그 불교가 바로 메소포타미아에서 동진한 수멜 전통에서 나온 것이거든요. 불교의 성산 수미산은 수멜산 아닙니까?

불교에서 말하는 서방정토는 자신들이 살다가 떠나온 수멜의 옛 고토를 말하는 거죠. 성서에서 말하는 에덴동산이 바로 불교의 서방정토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평등을 설파하고 그 실현을 위해서 살아간 두 큰 정신인 석가와 예수와 함께 여기 동양의 묵자 또한 같은 정신으로 살아간 사람으로 우리 앞에 우뚝 일어섰군요. 묵자를 모르고 살아온 자신이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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