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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 칼럼]전철협에 대한 추억

기사 등록 : 2016-02-15 10:39:00

사람희망신문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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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수(희년사회 연구위원)

[사람희망신문]지난 2003년 가을, ‘10.29 정부부동산대책 규탄 및 근본대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집회’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진행한 적이 있다. 참여단체 중에는 전철협(전국철거민협의회)이 있었는데, 전철협에서 오신 분들은 대부분 경기도 고양시 풍동의 철거민들이셨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아주머니, 모두 가난한 어르신들이셨다. 두어 주가 지나도 계속 그 분들 생각이 났다.

 

그래서 주일 오후에 예배를 마치고 한 형제와 함께 고양 풍동을 찾아갔다. 을씨년스러운 날씨, 어두컴컴한 길, 그리고 철거가 진행되어 흉흉한 폐가들······. 풍동주민대책위원장 되신 아저씨와 마을 주민 몇 분이 우리를 맞아 주셨다. 그 분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기가 막힌 것들이었다. 위원장 아저씨는 서울 봉천동에 살다가 철거당해서 여기까지 밀려 왔는데, 이곳에서도 다시 두 번째 철거를 당하게 된 것이었다.

 

개발사업과정에서 철거민의 주거권을 그 지역에서 해결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내쫓는 미봉책으로 제2, 제3의 철거민들을 양산해 온 불의한 정책들에 화가 났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가난한 이웃들을 점점 외곽으로, 거듭되는 철거의 악몽으로 밀어 넣고 있는 잔인한 시대······.


그 후 2005년 12월 겨울, 종로4가 종묘공원에서 전철협이 다른 단체들과 공동주최한 “전국개발지역주민 2005년 총궐기대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너무 추워서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집회에 참석한 분들 중에 정말 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상도5동 철거민 대표로 연단에 올라 호소하는 50대 아주머니의 발언에서, 기독교인임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나님, 교회, 목사님”이라는 단어가 계속 나왔다. 상도5동에서는 교회 예배당이 철거되었다고 했다.

 

철거를 명령한 사업주체는 한양대라고 하고 한양대 이사장은 기독교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느 지역인지는 모르지만 수염이 덥수룩한 할아버지 한 분이 그 지역을 대표하여 성명서를 읽고 마지막에 “아멘, 할렐루야!”를 외쳤다. 그 분도 기독교인이었던 것이다. 철거로 이 추운 겨울에 고통당하는 성도들······.


광명 소하 지역에서 오신 분이 발언했다. 2004년 11월 22일 밤, 광명 소하 지구 비닐하우스에 사는 철거민들이 광명시청에서 철거와 주민이주에 따른 대책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진 다음날 밤, 비닐하우스 밀집촌(당시 13가구)에 화재가 나서 모두 전소되고 주민들은 잠옷 바람으로 피신했다. 소방당국은 작업장의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보인다고 했지만, 목격자인 주민에 의하면 화재는 작업장이 아닌 작업장 인근 헌 옷가지 더미에서 처음 시작되었고, 화재현장 부근에서 뚜껑이 열린 시너 통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철거민 집회에 앙심을 품은 누군가가 고의로 불을 질렀다는 것이었다. 불이 나서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들은 지금 1년 넘게 고통받아오고 있다고 했다. 필자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이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만약 누군가 가난한 이웃의 보금자리에 불을 질러서라도 쫓아내서 막대한 개발이익을 얻으려고 했다면, 그들은 회개하지 않는 한 가난한 사람들의 억울한 한을 신원(伸寃)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집회 중에 “철의 노동자”를 철거민으로 개사하여 불렀는데 가사 중에 “단결, 투쟁, 우리의 무기”가 있었다. 필자는 정서적으로 투쟁이라는 단어가 거북하다. 싸움을 싫어하고 사랑과 화해를 강조하는 어쩔 수 없는 보수기독교인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 분들의 처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없다면, 이 분들의 유일한 무기는 단결 투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분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집회 중에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였다. “하나님, 이 가난한 이웃들을 구원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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