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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주거, 아파트 획일화의 명과 암

기사 등록 : 2018-06-22 16:05:00

사람희망신문 webmaster@peoplehop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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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미안, 롯데캐슬,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자이 등, 언제부턴가 국내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에 자사의 브랜드명을 지어 사용했다. 최근에는 여기서 더 나아가 헬리오시티, 디에이치 클래스트, 루센티아, 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블레스티지 등, 그 이름을 들어보면 건설사는커녕 무슨 뜻인지조차 파악이 불가능한 아파트 단지들이 건설되었거나 현재 시공 중이다. 얼핏 들으면 이게 우리나라의 아파트인지 유럽 또는 미국의 아파트인지 알 수가 없다.


아파트는 이제 아파트라고 불리지 않는 시대가 왔다.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면 어디를 가도 줄지어 보이는 획일화된 아파트 규모에 가장 먼저 놀란다. 어째서 이런 현상들이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게 되었는지, 역사와 원인,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과 개선안을 짚어 본다.


한국형 아파트의 역사


통계청 주택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아파트 거주자 비율은 1975년에 1.24%에 불과했으나 40년 후인 2015년에는 53.12%(총 가구원 수 5027만1304명, 아파트 거주 가구원 수 2670만6117명)에 달한다. 6.25 전쟁 후, 전 국토가 초토화 되어 고향을 등져야했던 국민들과 이후 이어진 급속한 경제 성장과 도시화로 일자리를 찾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게 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한국형 아파트의 출현 배경이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국토가 그마저도 분단된 데다가 인구밀도마저 높다 보니, 한국에서는 아파트만큼 효율적인 주거가 없었던 것이다.


50년대부터 하나 둘 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는 인구의 증가와 도시집중에 60년대 말부터 정부 주도하에 ‘시민아파트’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하게 되었다. 그러나 군사정권의 시대분위기상 아파트 건설 과정에 전시행정과 부패가 난무했고, 결국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사고라는 희대의 참사로 이어지기도 했다. 당시 시민아파트의 공사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고 와우아파트는 완공 4개월만에 붕괴되었다. 이 사고로 뒤늦게 시행된 시민아파트 안전도 전수조사 결과 다른 아파트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고, 결국 대부분의 시민아파트들은 철거과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미 건설 중이던 시민아파트들은 철저히 내실을 다져 튼튼하게 짓게 되었고, 2018년 현재까지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시민아파트인 회현시민아파트도 그 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처음에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였던 아파트였지만, 통계청 자료에서 보듯이 70년대만 해도 서민들이 아파트를 소유하기가 힘들었기에 정작 아파트는 중산층 이상의 세대가 많이 입주했다. 주공의 시범아파트, 민간기업의 70년대 중반 강남개발 등을 거쳐 상류층, 중산층을 위한 아파트 개발도 시작됐다. 시간이 지난 현재에는 건설사들의 고급화 전략으로 브랜드 아파트를 위시한 고급주택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개발하는 아파트 단지의 규모는 점점 더 커졌고, 아파트 단지와 함께 생긴 주변 상권도 덩달아 커져 아파트의 위치와 함께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아파트 획일화의 명과 암


물론 이같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이 주는 장점도 있다.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편의시설이 몰려 주변 생활권이 잘 갖추어진다는 점은 주민들 입장에서는 분명히 장점이다. 또 관리 및 주거비용 감소, 생활의 편리함 또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산재해있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가장 큰 문제는 집값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와 국토부에서는 부동산 안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긴 하나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대부분의 주거가 아파트라고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새로 집을 구하려는 사회초년생이나 신혼부부 같은 무주택자들이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대출 없이는 수십 년을 저축해야 겨우 전세를 마련할 수 있는, 사실상 대부분의 청년들이 부모님의 도움 없이 내집마련을 꿈꾸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택은 의식주의 가장 기본이 되기 때문에 무주택자 또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임대주택 등의 주거사다리가 잘 갖추어져야 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요원한 현실이다. 이러한 정책적 보완이 없는 한, 월세로 생활하는 세대가 전세로 전환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과거 선거철만 되면 공약사항으로 남발된 뉴타운재개발 역시 문제가 많다. 재개발지역으로 선정함에 있어 비례율이나 감정평가 등이 중구난방으로 시행되고, 아파트 사업이 돈이 되기에 경쟁적으로 시공을 유치하려는 건설사들과 투기세력도 몰려든다. 그 과정에서 비리가 일어나기도 하며, 이렇게 되면 정작 힘들어지는 것은 그 땅에 과거부터 살고 있던 지역주민들 뿐이다. 이렇듯 정치적인 이유와 자본의 이유로 전국의 개발지역에서 많은 논란이 일어난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 위한 주거정책 이뤄져야


이렇듯 여러 문제 외에도 임대주택과 관련해 문제가 많다. 박근혜 정권에서 시작한 기업형 임대아파트인 뉴스테이(현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역시 고가의 임대료로 기업의 이익만 챙긴다는 비판을 받아왔고 서민 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현 정부는 공공성 강화, 대대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뉴스테이 사업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주민 사이의 차별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아파트는 보통 단지 개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처음 건설할 때 단지 내의 상가, 도로, 공원, 학교, 편의시설 등이 필요하며 이 시설들은 분담금으로 건설된다. 따라서 높아지는 분담금과 분양가도 입주자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으며, 임대아파트 주민의 차별 문제도 이 부분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임대아파트 차별은 전형적인 님비 현상의 하나로 한 아파트 단지 내에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를 같이 시공한 지역에서 2018년 현재에도 흔히 접할 수 있는 문제다. 임대와 분양 사이의 차별을 없애기 위해 도입한 ‘소셜믹스’가 오히려 차별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별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해결해야만 취약계층이 걱정이나 불안감 없이 임대주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은 작년 6월 취임 당시 “매년 17만 호의 공적임대주택 공급, 청년 및 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 4,700호 추가 공급”을 언급하며 서민주거안정이 최대 정책 과제라고 전한 바 있다. 그로부터 이제 막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이러한 정책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서민주거안정은 비단 주택뿐만 아니라 고용, 복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각 관련부처와 협의 후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결국 아파트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관련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거측면만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제도와 요소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정부뿐만이 아닌 사회각계의 협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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