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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실현을 위한 한국 NGO 모임, ‘2018 한국 주거권 보고서’ 발표

기사 등록 : 2018-05-10 16:05:00

사람희망신문 webmaster@peoplehop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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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실현을 위한 한국 NGO 모임’은 14일 레일라니 파르하(Leilani Farha) UN주거권특별보고관의 한국 방문을 며칠 앞둔 8일 ‘2018 한국 주거권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내용은 공동주택의 공급방식 개선 필요성과 문제점, 세입자의 주거비 과부담과 주거불안,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빈곤층 주거권 저해요소, 개발과 강제퇴거, 홈리스, 이주민, 청년, 여성, 아동, 장애인, 성소수자의 주거권, 비공식 주거지와 거주지에 대해 담고 있다.


개발과 강제철거의 문제 제기


보고서는 특히 심각한 한국의 강제철거에 대해 “정부가 주거환경 개선을 명목으로 추진해 온 주택 재개발사업 등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은 강제퇴거를 수반해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권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부분의 주거지 개발사업이 ‘도시환경과 주거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공익 목적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민간개발 형식으로 추진되고 있어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속도와 효율성이 중시되며, 전면철거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원주민들은 배제되며, 개발사업이 이루어진 마을의 주택 유형은 저렴한 단독, 다세대주택에서 주거비가 비싼 아파트로 획일화되어 원주민이 다시 재정착할 수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대부분의 퇴거조치는 사전 예고 없이 진행되고, 퇴거를 종용하거나 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철거용역들에 의한 폭력도 매우 심각하다.


현 정부는 도시재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에 과다하게 지정되어 전면철거 방식으로 진행되는 개발지역이 많이 남아있다.


현황과 문제


보고서는 강제철거가 초래한 비극적인 사례로 “지난 2009년, 5명의 철거민과 1명의 경찰이 사망했던 용산참사, 같은 해 11월, 겨울철 무리한 철거에 항의하던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 시민아파트 세입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 2016년 4월 서울시 종로구 돈의문뉴타운 개발지구에서 이주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제퇴거가 진행되자, 이에 항의하던 세입자가 분신해 사망하는 사건” 등을 언급하며, “각종 사건 후에도 개발사업의 원주민 재정착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의 폭력적인 강제퇴거 문제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도 수차례 지적됐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강제퇴거는 주로 ‘용역깡패’라고 불리는 사적 폭력에 의해 집행된다. 개발 조합과 계약한 용역업체의 직원들이 개발사업 구역 안에 상주하면서 주민들의 이주를 종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심각한 수준의 폭력을 행사한다.


용역업체 직원들은 협박, 위협, 영업방해, 성희롱, 방화, 오물 투척, 낙서, 통행방해, 모욕, 집단적 어슬렁거림, 시비 걸기, (창)문·상하수도 파손 등의 다양한 폭력을 행사한다. 이는 빠른 이주를 위해 거주민들을 내쫓으려는 목적으로 행해지는 계획된 폭력이다. 결국 거주민들의 상당수는 극심한 불안과 공포로 인해, 재정착 대책이 부족한 상태에서 쫓기듯 이주하게 된다.


사설 철거용역들이 동원되어 강제퇴거를 집행하는 과정은 더욱 극심한 폭력이 발생한다. 이주를 종용하기 위해, 영업하는 상가 세입자의 가게 앞에 동물 사체를 버려놓거나 건물 벽에 흉측한 낙서를 해 불안을 조성하며, 퇴거를 종용했다. 용역들이 소화기를 쏘고, 폭력을 휘두르며 강제퇴거를 실시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어서 보고서는 “한국의 개발 사업들은 기본적으로 주거권이 아닌, ‘소유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사업 추진의 전 과정은 토지와 건축물의 소유자만 참여할 수 있다. 서울 등 대도시의 정비사업 지역의 경우 세입자 비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세입자가 다수를 차지하지만, 정비사업의 전 과정에서 세입자의 사업에 대한 동의여부는 묻지 않는다. 특히 개발 예정 지역의 경우 지역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재산 증식 목적으로 토지와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주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거주민의 의사가 개발 과정에 반영되기 힘든 문제가 발생한다. 개발계획은 높은 분양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아파트를 빠르게 건설하는데 초점을 둔다. 개발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지역 거주민의 주거 현실은 고려되지 않고, 임대주택 건설이나 및 세입자에 대한 보상은 기피된다. 또한 재건축 등 민간개발 사업으로 퇴거를 당하는 세입자들에게는 법적인 이주대책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상가세입자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권리의 박탈을 겪고 격렬히 저항하게 된다.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상가세입자들에게, 현행 영업 손실 보상만으로는 동일한 조건의 영업활동을 다른 곳에서 지속하기는 불가능하다. 상가세입자들에 대해서는 금전적인 보상 이외에 영업의 계속성을 보장할만한 아무런 장치가 없다.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


강제철거에 대해 보고서는 내용 말미에 한국 정부에 대한 권고 사항을 적었다. 


UN사회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한국 정부는 협의권, 적합한 대체주택에 대한 접근, 적절한 보상 등, 퇴거에 대한 적절한 보호를 모든 집단에게 제공하는 것을 법률로 보장해야한다. 또한 모든 형태의 강제퇴거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강제퇴거 과정에서 진정이나 구제를 요청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무분별한 개발 구역을 지정하는 것이 아닌, 개발 구역 지정 및 계획수립에 앞서 인권영향평가 실시를 법제화해 사회적 합의 과정을 만들어가야 한다. 충분한 사전 고지와 사전 협상 및 적절한 보상이 없는 강제철거와 겨울철 등 부적절한 시기의 강제철거를 금지하는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강제퇴거 과정에서 용역 폭력이 개입하는 것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히 처벌해야 한다. 경찰은 주민들을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며 철거민들의 저항을 무력으로 진압하지 말아야 한다.


상가세입자들의 재정착 및 생존권을 보장 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에, 상가세입자가 개발 이전과 동일하거나 나은 조건에서 다시 영업을 개시할 수 있도록 손실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과 재정착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임시상가 제공 등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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