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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인터뷰 - 노후희망유니온 배범식 상임위원장

기사 등록 : 2017-07-28 10:14:00

이정원 lastpois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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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노동자 인권 위해 걸어온 외길
[사람희망신문]격동의 시대였던 10월 유신, 제5공화국부터 최근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수십 년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학생운동, 노동자 인권을 위한 노조창설, 장·노년층의 일자리와 복지를 위한 길을 선봉에서 한결같이 걸어온 현대사의 산 증인들도 있다.

노후희망유니온(상임위원장 배범식, 공동위원장 이상관, 정의헌)의 배범식 상임위원장이 민주주의와 노동자를 위해 외롭지만 의로운 길을 걸어온 지 어느덧 44년째가 되었다.

그는 이제 장·노년층의 복지를 통한 대한민국의 ‘건강한 미래,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그동안 해왔듯 자신에게 놓인 길을 걷는다.

배범식 위원장 주요 약력 
-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수료 
- 쌍용자동차노조위원장 
- 전국자동차산업노동조합연맹 초대위원장 
- 민주노총 초대 부위원장 
-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촛불)상임공동대표 

- 영안모자고문.두산그룹고문 역임.
현, 노후희망유니온 상임위원장.
현, 민주노조동지회회장 


 ▲ 노후희망유니온 배범식 상임위원장   ⓒ사람희망신문
▲ 노후희망유니온 배범식 상임위원장   ⓒ사람희망신문

 

민주노총 창설과 일궈온 성과 


10월 유신 이듬해인 1973년 당시 대학생이던 배범식 위원장은 그 해 김대중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11월, 홍익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유신철폐, 김대중 납치사건 진상규명, 대일·대미 굴욕외교 등을 문제 삼아 학생시위를 주도한 이래로 이후 지금까지 노동 쪽에 몸을 담고 일을 해왔다.

쌍용자동차 판매지부장으로 일하던 당시에는 자동차 산업이 주력산업이었고 전국적으로 150만 명 정도의 노동자가 종사하고 있었다.

그들의 여건 개선을 위해 그는 쌍용자동차에서 민주노조를 창설해 지부장을 맡게 되었고 공장 노동자들간의 투표를 통해 노조위원장으로 추대되었다.

또한 원청에 비해 업무나 임금 등에서 상대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던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의 권익과 원·하청의 노동자 전체의 단결을 위해 노력했다.

사측으로부터 보복성 해고를 당하기도 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거한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하고 현대, 대우, 기아, 만도기계 등 당시 굵직한 기업의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규합해 현재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전신격인 ‘전국자동차산업노동연맹’의 초대위원장에 취임했다.

전국자동차산업노동연맹 창설 일주일 후 언론·사무직 노조인 업종회의와 연합해 권영길 위원장을 초대위원장으로 세우고 본인이 부위원장으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을 만든 것이 1995년 11월의 일이다.

1996년 12월 당시 신한국당의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 사건에 맞서 민주노총은 역사적인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이 때 배범식 위원장의 전화 지시로 전국의 46개 노조가 전국 각지에서 일사분란하게 총파업에 나섰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김영삼 대통령의 항복과 재교섭이라는 눈부신 성과였다.

배 위원장은 “이 사건은 민주노총이 합법화되는 계기였습니다. 이전까지는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단체 취급이었고 노동자들의 정치적 자유도 없었지요”라고 전하며 해당 사건을 신자유주의에 맞서 싸운 세계 최초의 정치적 파업이었으며 역사적으로도 무척 자랑스러운 일이었다고 평했다.

 ▲ 지난해 11월1일 청와대앞 박근혜퇴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배범식 상임위원장   ⓒ사람희망신문
▲ 지난해 11월1일 청와대앞 박근혜퇴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배범식 상임위원장 ⓒ사람희망신문

 

노후희망유니온이 전하는 ‘건강한 미래, 행복한 미래’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투쟁해 온 배범식 위원장은 현재 노후희망유니온의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후희망유니온은 50세 이상 장·노년 세대의 인권과 노동권 확보를 위한 활동, 노년 복지, 노후 생활권 확보, 고령자 구직 지원 활동, 건강한 노년 문화 창출, 노인들의 올바른 정치의식 고취를 위한 활동, 민주사회단체와의 연대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2014년 9월 20일 설립된 세대별 전국단위 노동조합이다.

노후희망유니온 역시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노동3권에 의거한 단체교섭이 가능하다.

정부 또는 지방정부와 전국적으로 교섭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배 위원장은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국가 중 1위지만 노인 자살률은 더욱 압도적인 1위로 2위 국가와도 너무나 큰 차이가 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노후희망유니온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40~60%에 달하는 노인 빈곤률과 부족한 사회보장제도 등 여러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겠지만, 그는 당사자인 장·노년들 스스로 단결을 통한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조직의 목표라고 전한다.

배 위원장은 “먼저 위정자들의 자세가 바뀌어야겠지만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자각이 우선돼야 정치권 또는 지도자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현재 시도하고 있는 여러 사업들을 소개했다.

최근 열렸던 중앙집행위 회의에서는 ‘은퇴자 전원마을’에 대한 구상이 나왔다고 한다.

은퇴한 장·노년들이 한 마을에 거주하면서 자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린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일 또는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그는 “정부에서 행정적, 정책적으로 지원을 조금 해준다면 적어도 700~2,000세대가 전원마을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생산에 기여하고 수입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은퇴자들이 할 수 있는 작물 재배, 협업 농장, 재능기부 등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배 위원장은 “이렇듯 보람 있는 노후를 보냄으로써 우리 조합원들이 인생의 마지막에 인간이라는 단어에 걸맞은 성공적인 삶이었다고 돌아볼 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여기서 성공이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 대한 만족이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노후희망유니온은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귀감이 되며, 사회에 당당한 어른들이 모인 단체로 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노후 세대의 인간적인 삶과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졌던 지난 해 1차 촛불집회부터 마지막이던 23차 집회까지 노조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참석했으며, 박근혜 퇴진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춘 등을 관제 데모 배후조종자로 특검에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배범식 위원장은 “노년세대가 주로 태극기 집회에 참가하는 현실에 노후희망유니온의 조직적인 촛불집회 참가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자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참 어른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활동하고 있는 곳이 노후희망유니온이라고 덧붙였다.


 ▲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노후희망유니온 조합원들   ⓒ사람희망신문
▲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노후희망유니온 조합원들   ⓒ사람희망신문

 

저출산·고령사회의 돌파구는 가치관의 전환 


100세 시대를 맞이해 배 위원장은 노년층의 의료와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의료 부분에서는 특히 치매환자 증가에 따른 정부 차원의 지원을 촉구했다.

배 위원장은 “젊을 때는 직장도 있고 수입이 있으니 큰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노인 빈곤률이 50%에 달하는 현재 평균수명까지 늘어나니 노년층의 의료분야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히 커집니다. 이런 부분은 개인의 일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보조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같은 맥락에서 노년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다면 노인 빈곤률과 노인 자살률도 낮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장·노년층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척 많고 그에 대한 경쟁력 또한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운을 떼며 “교육,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삶의 활력소, 경제적인 여유를 얻을 수 있으니 고령사회에 맞닥뜨리는 여러 문제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배범식 위원장은 고령사회의 또 다른 원인인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는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균 수명은 늘어나는데 출산율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원인을 악순환에서 찾습니다. 아이를 낳아도 자본의 노예밖에 되지 않는 악순환의 구조로 우리 사회가 이루어져있지요. 정유라가 이야기한 것처럼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정말 능력일까요? 이런 사람들이 큰소리치는 세상이라면 평범한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그런 데에 있으니 구조가 바뀌지 않는 것이죠.”


그는 가치관을 바꾸기 위해 먼저 정치가 바로서야하고 젊은이들이 의욕을 가지고 살 수 있게끔 되면 비로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가치관의 전환을 이루기 위해 노후희망유니온은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만들기와 복지정책, 장·노년세대를 위한 정책에 참여해 젊은이들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청년들과 사회에 전하는 메세지 


배범식 위원장은 인생의 선배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도 몇 가지 이야기를 전했다.

“제가 어느덧 60대 중반이지만 인생은 긴 것 같으면서도 짧고, 짧은 것 같으면서도 짧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인생은 기니까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라는 거예요. 느긋하게 올라간 사람이 나중에 더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여러 사례로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자부심을 가지면 자신이 평안해집니다. 그러면 가정이 평안하고 사회가 평안해지는 것이죠.”


배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불현 듯 떠오른 학창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중학교 때 영어선생님이 출석을 부를 때마다 영어 단어나 문장을 암기해서 말해야 했습니다. 제가 당시 외웠던 문장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The sublime is in a grain of dust.’ ‘숭고함은 한 톨의 먼지에도 있다’라는 의미입니다. 젊은이들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가 하는 일이 하찮은 일이 아니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자기PR시대라고 하지만 배범식 위원장이 살아온 흔적은 그러한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누군가는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그는 “진실되고 겸손한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결과 위주의 사회가 아닌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온다면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도 사라지고 투명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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